전자선 경화 기술로 제작한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 자동차 부품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전자선 경화 기술로 제작한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 자동차 부품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전자선을 이용해 차세대 자동차 부품 소재인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를 단시간에 만들면서 강도는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을 위한 상용화에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이남호) 연구진이 ‘전자선 경화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차체부품 전문 기업 ‘엠에스오토텍(대표 김범준)’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료 1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최근 탄소배출량 감축과 탑승객의 안전 강화를 위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볍고 튼튼한 소재 개발이 화두가 되면서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CFRP가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액체를 고체로 바꾸는 경화 공정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CFRP는 섬유, 플라스틱, 경화제 등이 혼합된 액상 물질에 열을 가해 경화하면 3~4시간, 상온경화에는 3일 정도가 소요된다.

연구진은 자체 보유한 10MeV(메가전자볼트)급 전자선가속기를 활용해 경화 공정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였다. 전자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방사선으로 물질에 쪼이면 빠르고 단단하게 분자구조를 변화시킨다. 경화 시 촉매나 경화제도 필요 없다. 연구팀이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에 쪼인 40kGy(킬로그레이)의 전자빔은 3m 크기 대형 자동차 부품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전자선으로 CFRP를 경화하는 방식은 이미 존재했으나 금속을 대체할 수준으로 기계적 물성 강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였다. 연구진은 조직이 치밀한 T700급 탄소섬유와 액상 에폭시 아크릴레이트를 결합한 새로운 재료 구성을 찾아낸 뒤 전자선으로 경화해 물성을 높였다. 그 결과 300MPa(메가파스칼)이었던 기존 전자선 경화 CFRP보다 성능이 약 3배 향상됐다. 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인장 강도와 꺾으려는 힘에 버티는 굴곡 강도는 시중 자동차 부품 소재와 유사한 수준인 1GPa(기가파스칼) 이상을 보였다. 무게는 기존 대비 89% 수준으로 한층 가벼워졌다.

원자력연구원은 개발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엠에스오토텍, 고등기술연구원, 충남대학교와 협력해 이미 시제품 제작, 금속접합 실험, 신뢰도 평가 등을 마쳤다.

이남호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자동차 산업 외에도 항공·드론, 국방, 해양·선박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소재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일상에 와 닿는 방사선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엠에스오토텍은 1990년부터 제품설계, 구조·충돌 시뮬레이션, 신뢰성평가 등의 R&D 역량을 쌓아온 자동차 차체부품 전문 기업이다. 현재 중국, 인도, 브라질, 미국 등 해외 시장에 계열사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인사이트N파워(Insight Nuclear Power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